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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억류됐던 김학송 선교사 인터뷰 -2018년 5월 풀려나던 당일 회상

2018년 5월 북한에서 풀려난 김학송(왼쪽에서 셋째) 선교사가 미국 워싱턴DC 인근 공군 기지로 마중 나온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김 선교사 왼쪽은 함께 풀려난 김동철 목사이고, 오른쪽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다. 김 선교사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7~8년째 억류 중인 국민 6명을 풀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PA 연합뉴스
2018년 5월 북한에서 풀려난 김학송(왼쪽에서 셋째) 선교사가 미국 워싱턴DC 인근 공군 기지로 마중 나온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김 선교사 왼쪽은 함께 풀려난 김동철 목사이고, 오른쪽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다. 김 선교사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7~8년째 억류 중인 국민 6명을 풀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PA 연합뉴스

“평양을 떠나는 비행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우리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미국에 도착하니 다음 날 새벽 2시 40분쯤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기내까지 들어와서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동행복권파워볼

김학송(57) 선교사는 28일 본지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5월 9일 북한 억류 1년 만에 풀려나던 당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김 선교사는 당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한 것을 계기로 북한이 석방한 3명의 미국인(김동철·김상덕·김학송)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기내까지 들어와서 북한에서 풀려난 우리 일행을 맞이했어요. ‘당신은 영웅’이라면서 악수를 청하더군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었다”면서 “국가와 국민의 관계가 부모·자녀 사이와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국적만 미국이지 저는 미국을 위해 한 일이 없어요. 그런데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저를 구출해줬어요. 미국은 국민을 끝까지 책임지는 국가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중국 옌볜에서 태어난 김씨는 농대를 졸업한 뒤 중국 투먼시 농업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1995년 미국 방문을 계기로 신학을 공부했고 10여년 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중국으로 건너가 선교 활동을 하던 그는 2014년부터 평양과학기술대 농생명과학부 실습농장에서 근무하며 농업 기술을 가르치다가 2017년 5월 6일 느닷없이 체포돼 독방에 갇혔다. 한국과 중국의 지인들에게 “북한의 굶주린 동포들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을 문제 삼아 최고 존엄 모독죄, 공화국 비방죄 등의 혐의를 씌운 것이다.

그는 지난 24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에서 사살된 소식을 접하고 “정부가 월북 등 과정을 따지는 것을 보며 모든 책임을 죽은 사람에게 돌린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국가 주권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북한이 사과문을 보냈다고 정부가 큰일이라도 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을 보며 이해할 수 없었어요. 사망한 국민의 가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럴 수는 없죠.” 그는 또 “대통령의 친척이나 가족이 그런 일을 당해도 정부가 이렇게 남의 일처럼 대하겠느냐”고도 했다. 김 선교사는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북한에 억류돼 있는 국민 6명에 대한 석방 운동을 벌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2013~2014년에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에 강제로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송환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현재 8만8000여 명이 동의했다. 김 선교사는 “김정욱·김국기·최춘길·김원호·고현철·함진우씨 등 6명의 국민이 7~8년째 억류돼 지옥 같은 북한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그렇게 많이 만나고도 왜 붙잡힌 국민을 풀어달라고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진정한 사과 의사가 있다면 억류된 국민 6명을 하루빨리 석방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면 자격 없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했다.

외교가 “평소 北을 국가로 보더니 文정부, 궁지 몰리자 헌법 운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건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건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외교부 조치를 묻는 질문에 “우리와 북한은 헌법상 국가 간 관계가 아니라 모든 것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파워볼실시간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우리 민간인 총살 사건은 국제법 위반이냐’는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 질의에 “국제 규범 또는 인도주의에 반하는 만행”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만행인 건 맞지만 국제법 위반 여부를 따져 국제사회에 문제를 공식 제기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전직 외교부 관리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 강행 등 평소엔 헌법을 무시하고 북한을 국가 취급하던 문재인 정부가 궁지에 몰리자 돌연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헌법 정신을 운운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대북 규탄 성명도 내지 않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주 베트남 출장을 다녀온 뒤 21일부터 사흘간 능동 감시를 위한 공가(公暇)를 사용했고, 이 때문에 관계장관회의에 불참하는 등 이번 사건 관련 상황을 제대로 공유받지 못했다고 한다.

강 장관은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한반도 문제는 분량이 줄면서 (비핵화 이야기가)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뭐 빠졌다고 해서 완전한 비핵화가 우리 목적이 아닌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7일(현지 시각)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본부장은 “종전선언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얘기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도 종전선언에 관심을 갖고 검토한 적이 많다”며 “무조건 ‘된다’ ‘안 된다’고 말하기 전에 같이 말할 공감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언택트 시대 엷어지는 효 ②만남 감소, 소원해지는 부모·자식

“너거만 잘 있으면 된다. 올해는 오지 마라.”
경북 의성군에 혼자 사는 이분남(84) 할머니는 대구·울산에 나가 사는 자식들에게 최근 이런 내용의 영상편지를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의성군청의 영상편지 제작 요청에 응했다.

추석을 앞두고 도시의 자녀들에게 보낼 안부영상을 촬영 중인 어르신들. [사진 의성군]
추석을 앞두고 도시의 자녀들에게 보낼 안부영상을 촬영 중인 어르신들. [사진 의성군]


할머니의 속마음은 어떨까.동행복권파워볼
“내 마음은 마스크 단단하게 끼고서라도 (애들을) 보고 싶제.”

이 할머니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5월 생일 때 애들을 본 뒤 그 이후로 못 봤다”며 “마음은 자식들, 손자들 다 보고 싶다. 특히 교수를 하는 큰 손자가 가장 보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이병태(80) 할머니도 “나중에 오니라(오거라)”고 영상편지를 띄웠지만 마음 한구석엔 섭섭함이 있다고 했다. 박경숙 의성군 노인복지계장은 “혼자 사는 어르신 1873명이 영상편지 보내기를 했다”며 “어르신들은 영상편지에서는 ‘오지 마라’ 하면서도 촬영이 끝나면 ‘그래도 올끼라’ 라고 말한다”고 귀띔했다.

충북 옥천군 노인장애인복지관도 영상편지를 만들었다. 홀로 지내야 하는 외로움보다 아들·며느리가 코로나19에 노출될까 염려하는 애틋한 마음이 묻어났다.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어르신도 있다. 원재순(69)씨는 “방학 때마다 시골에 놀러왔던 손주들도 학교도 못가고, 집에만 있어서 답할 것 같다”며 “식당 일을 하는 아들과 며느리가 영상 편지를 보고 코로나 사태를 잘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성현 사회복지사는 “오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어르신들 눈빛을 보면 보고싶은 간절한 마음을 느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둔 지난 28일 인천 하나요양원 입소자가 창문 밖으로 가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인천 하나요양원
추석을 앞둔 지난 28일 인천 하나요양원 입소자가 창문 밖으로 가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인천 하나요양원


코로나19가 9개월째 접어들면서 처음으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추석을 맞았다. 귀성을 말리는 부모, 거의 사라진 역귀성, 자식을 못 봐 우울증세를 보이는 요양시설 노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점점 엷어지는 부모·자식 관계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소원해진다. 전통적인 효(孝) 문화가 약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차흥봉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 때문에 부모·자식이 못 만난다. 자식이 못 가거나 코로나 핑계로 안 간다. 부모와 자식 관계가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전 장관은 “서양은 부모·자식 관계가 원래 멀어서 코로나19 영향이 덜하지만 우리는 전통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오다 세태가 달라지면서 조금씩 멀어져왔고, 이번에 코로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23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국철도공사 대전차량사업소에서 직원들이 운행을 앞둔 열차를 소독하고 있다. 뉴스1
추석 명절을 앞두고 23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국철도공사 대전차량사업소에서 직원들이 운행을 앞둔 열차를 소독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로 인해 부모·자식 간의 만남이 크게 줄었다. 이제나저제나 만남을 고대했지만 민족 명절 추석마저 비껴가게 됐다. 28일 코레일에 따르면 추석 전날인 30일 KTX·새마을·무궁화호 등 하행선 열차의 좌석 예매율은 79.1%다. 올해는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창측 좌석(9만1238석)만 발매했는데 이 정도만 팔렸다. 전체 좌석 기준으로 보면 예매율은 40.6%다. 지난해 추석 전날(9월12일) 예매율(97.2%)보다 뚝 떨어졌다.

추석 전날 역귀성 상행선 좌석 예매율은 지난해 69.3%에서 올해 19.2%로 더 크게 떨어졌다. 보따리를 들고 상경하던 노부모의 모습이 사라지게 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상행선 열차 예매율이 저조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 아들 집에서 명절을 쇠던 김모(충남 서천군)씨는 이번 추석에는 올라가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나도 아들 집에 가지 않고, 아들도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며 “애들이 보고싶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경남 창녕의 80대 할머니도 명절 때마다 천안의 아들 집으로 상경했으나 이번에는 가지 않는다.

온라인으로 추모·성묘할 수 있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사이트의 화면. [사진 행정안전부]
온라인으로 추모·성묘할 수 있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사이트의 화면. [사진 행정안전부]


경기도 성남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B씨(87·여)는 “코로나19 때문에 (애들이) 못 온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오라고 말하느냐”며 “머리로는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이해하지만, 마음은 영 좋지 않다. 1년에 한 두번 명절 때 보는건데 내가 언제 죽을 줄 알고 (애들이) 이러는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인천 옹진군은 매년 명절마다 관내 귀성객을 대상으로 여객운임을 전액 지원했지만 이번 추석 땐 중단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옹진군은 고령인구가 많아 감염 확산시 위험성이 크고, 유일한 운송수단인 여객선 또한 감염 확산에 취약해 이렇게 결정했다”며 “외부인이 방문을 자제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CCTV 보살핌’도 등장했다. 서울에 혼자 사는 80대 A씨 집 거실에는 홈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올 봄에 자식들이 자주 못오게 되자, 고령의 아버지가 걱정돼 달았다고 한다. A씨는 “자식 마음은 이해하지만 자주 보는 게 더 좋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이번 추석에 홀로 보낸다. 홈 CCTV 업체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부모 집에 CCTV를 설치하려는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이손요양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접촉식 안심면회실이 설치돼 있다. 지난 7일 이손요양병원 안심면회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환자와 보호자가 비닐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이손요양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접촉식 안심면회실이 설치돼 있다. 지난 7일 이손요양병원 안심면회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환자와 보호자가 비닐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요양시설 노인들에게는 잔인한 추석이다. 인천 하나요양원 강순영(59)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자녀 방문이 많이 끊겼다”며 “솔직히 말하면 코로나19 핑계 대고 안 오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유리 사이로 보거나, 멀리서 인사하거나 방법을 찾으면 많은데 적극적인 자녀가 별로 없다”며 “면회 금지가 길어져서 우울해하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전했다.

노부모 부양(돌봄) 인식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노부모 부양 책임이 ‘가족·정부·사회에 있다’고 답한 사람이 2002년 18.2%에서 2018년 48.4%로 크게 늘었다. 반면 가족에 있다는 응답은 70.7%에서 26.7%로 줄었다. 전체 노인 중 독거노인 비율이 2000년 16%에서 2019년 19.5%로 올라간 것도 효 약화 풍조를 보여준다.

전남 완도군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군청 공무원의 도움으로 딸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완도군
전남 완도군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군청 공무원의 도움으로 딸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완도군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과거 가족 중심에서 지금은 개인의 삶을 중시하면서 한국 사회가 가족주의에서 빠르게 탈피하고 있다”며 “맞벌이가 늘고 경제·시간적 여유가 없어지면서 부모 부양 인식도 다른 국가에 비해 정부·사회 책임 쪽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효 문화가 옅어지는 흐름 속에 코로나19가 가족관계를 더욱 단절시키는 영향이 없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근본적으로 가족관계 변화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는 서로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거리를 두는 것인만큼 마음이 멀어지는 건 아니다”며 “영상통화를 더 자주하며 가족 간 결속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관계가 느슨해지는 걸 방지하려면 정부가 코로나19에 맞는 돌봄 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 시스템이 멈춘 지 오래됐다”며 “여기에 전 사회적으로 언택트만 강조해 가족 돌봄도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내년까지 간다면 비대면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 된다”며 “사회적 돌봄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가족 간 유대감도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대전=김방현·김윤호·최종권 기자, 백민정·채혜선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조국이 쏘아올린 檢 개혁위 2기 마무리

[서울신문]“권한 못 휘두르게 검찰권 분산이 핵심
개혁 패키지 총체적 실현 국민이 봐야”
조국 갑작스런 사퇴로 동력 상실 우려속
형사·공판 경력자 인사 권고 일부 반영

조국 SNS에 “모든 권고, 개혁의 방향타”
일각선 “정치적 중립 강화도 검찰 개혁”

김남준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연합뉴스
김남준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발족시킨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1년간의 활동을 끝내고 28일 해산했다.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출범 초반부터 존립조차 위태로웠지만 총 25건의 권고안을 내놨다.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폐지’라는 파격적인 안으로 법조계를 술렁이게 하고 비판도 거셌지만 개혁위는 그 방향이 맞다는 입장을 유지했다.파워볼게임

개혁위는 이날을 끝으로 활동 종료를 알리면서 ‘국민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함께 발표했다. 개혁위는 A4 용지 5쪽 분량의 입장문에서 “진정한 검찰개혁이 무엇인가를 엄중히 고민했다”면서 “누구도 권한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도록 검찰권을 분산하고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개혁위는 또 “검찰개혁은 개혁안 한두 개를 시험해 보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개혁 패키지가 총체적으로 실현되는지를 국민들이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위는 ‘검찰총장의 권한이 강해야 검찰권 행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검찰총장의 권한이 강하면 정치권력이 검찰을 장악하는 게 오히려 쉽다”고 반박했다. 검찰총장 한 명만 장악하면 검찰 조직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은 폐지하고 각 고검장에게 분산하라’는 권고가 검찰개혁 취지와 다르게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개혁위 관계자는 “당시 법무부 장관의 검사 인사 시 검찰인사위원회 의견을 듣도록 하는 등 장관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안도 함께 권고했다”면서 “핵심은 권한 분산”이라고 설명했다.

개혁위는 지난 1년간 ‘검찰 직접수사 축소·형사공판부로의 중심 이동’을 시작으로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권 실질화 방안 마련’, ‘대검찰청 등의 정보수집 기능 폐지’ 등 주요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장관 부재’가 길어지면서 사실상 동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위원들마저 이탈하며 존립 자체에도 빨간불이 켜졌지만 김남준 위원장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맡은 역할은 다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5월 “형사·공판 경력이 풍부한 검사들을 형사·공판부장으로 임명하라”는 권고는 지난달 인사에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검찰개혁과 동떨어진 안을 내놨다는 비판도 있다’는 질문에 “어떤 경우엔 정치적 비판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잘 고려해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과 황희석 전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은 각각 페이스북에 “만들어 주신 권고 모두 중요한 개혁의 방향타가 됐다”, “개혁위 활동이 전례 없이 눈부신 한 해였다”며 치켜세웠다.

반면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것도 검찰개혁”이라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차례에 걸친 검찰 인사에 대해 한마디 입장이 없었다는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항문서 피나면 암일까대장항문학회, 537명 분석 결과
검붉고 갈색변이 한달 이상 지속땐 대장암 가능성 높아 전문의 찾아야
암 진단자 41% “출혈량 묻는 정도”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변기 물이 빨개요.” “휴지에 선홍색 피가 묻어납니다.” “항문이 아프고 뜨거워요.” “딱딱한 변에 검붉은 피가 약간 섞여 나와요.”

포털사이트 지식인 코너에 많이 올라와 있는 ‘항문 출혈’ 관련 글들이다. 대부분 화장실에서 즐겁지 않은 경험을 하고 화들짝 놀라 주변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 궁극적으론 대장암 같은 큰 병이 아닐까 염려한다. 하지만 이런 항문 출혈 경험자 중에 실제 암이거나 암 위험이 높은 경우는 100명 가운데 4~5명 정도로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지난 4~6월 항문 출혈로 전국 24개 대학 및 종합병원, 전문병원을 찾은 10~89세 537명을 분석해 얻은 결론이다. 학회가 이들 가운데 암이 의심돼 전원된 70명을 제외한 46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중복 응답) 암이나 암이 될 가능성이 큰 ‘진행성 선종(용종)’을 진단받은 경우는 전체의 4.7%(22명)에 그쳤다. 대부분은 치핵(67%), 치열(27.4%) 같은 양성 항문질환이 출혈의 원인이었다. 항문 주위 궤양 또는 치루(2.4%), 기타 양성 항문질환(2.6%), 염증성 장질환(1.9%), 기타 양성 결·직장질환(1.5%), 수술 또는 시술 후 합병증(0.2%) 등이 뒤를 이었다.


학회는 9월 ‘대장앎의 달’ 캠페인에 맞춰 이 같은 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학회는 “대장암과 대장·항문의 여러 양성 질환에 의한 출혈 양상은 조금 차이가 있는 만큼 주의깊게 살펴야 하고 정확한 감별을 위해선 대장항문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기간 내 대장암 등 최종 암을 진단받은 사람은 모두 65명이었다. 암이 의심돼 전원된 환자 70명 중에 최종 암 판정자가 상당수 나왔다. 암 진단자들의 평균 나이는 66.6세로 전체 항문 출혈 환자(49.1세)보다 높았고 남성(40명)이 여성보다 많았다.


학회는 암 진단군과 전체 항문 출혈 환자군의 양상을 비교했다. 전체 환자의 항문 출혈 시작 시기는 일주일 내(23%), 일주일~한 달 내(23%), 한 달~1년 내(28%), 1년~수년 내(25%)가 고르게 분포됐다. 반면 암 진단군은 한 달~1년 내가 61%, 1년~수년 내가 23%를 차지해 항문 출혈이 상대적으로 오래된 경우가 많았다.

항문 출혈 빈도를 보면 전체 환자의 63%가 ‘매일 또는 자주 출혈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암 진단자들은 절반 가까이(49%)가 ‘1주일에 수차례’라고 했다. 매일(20%), 한 달에 수차례(18%)가 뒤를 이었다.

출혈의 색깔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전체 환자의 92%는 선홍색, 7%가 검붉은색~갈색이라고 답했다. 반면 암 진단자는 선홍색(71%) 비율은 조금 낮고 검붉은색~갈색(28%), 흑색변(1%)이라는 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항문 출혈량은 전체 환자의 경우 피가 변기에 떨어진다거나 물총처럼 뿜을 정도로 양이 많다는 응답이 39%였다. 그러나 암 진단자는 출혈량은 많지 않고 대변 겉에 묻는 정도(41%), 휴지에 묻는 정도(25%), 변과 섞여나옴(14%) 등의 응답률이 높았다. 출혈 동반 증상(복수 응답)의 경우 전체 환자는 항문통증이 있다(42%)거나 다른 증상 없다(31%)는 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암 진단자 역시 동반 증상 없음(38.5%)이 가장 많았으나 잔변감(29.2%), 변비 설사 등 배변습관 변화(24.6%), 체중감소(23.1%) 등을 동반한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항문 출혈 환자의 최종 진단 암 종류(중복)는 직장암이 64.6%로 가장 많았고 좌측 결장암(33.8%), 우측 결장암(1.5%), 항문암(1.5%) 순이었다.

백세진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28일 “항문 출혈 경험자 중에 대장암을 진단받은 이들은 출혈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상대적으로 검붉거나 갈색, 흑색변이 많았다. 또 출혈량은 오히려 많지 않고 대변 겉에 묻거나 섞여 나오며 체중감소나 배변습관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런 특징을 갖는 항문 출혈을 경험했다면 빨리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서 이런 특징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괜찮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항문 출혈로 진료받은 이들 중에 대장암 진단 사례는 실제로 매우 적으니 항문 출혈이 있다고 해서 과도하게 불안해하거나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학회에 따르면 항문 출혈은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다. 대부분은 치질의 일종인 치핵, 치열 등 양성 항문질환 때문에 생긴다. 치열의 경우 대부분 변비로 인해 오래되고 딱딱한 변이 나오면서 항문관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생기는데, 배변 시 날카로운 통증과 붉은 피가 비칠 수 있다. 소화기관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도 피 섞인 설사를 동반한다. 대장게실염이나 허혈성 결장염 등 양성 대장질환도 출혈이 따를 수 있다.

위장 속 출혈은 위치에 따라 양상이 좀 다르다. 출혈이 결장의 시작 부위나 상부 위장관에서 있으면 8시간 이상 산화돼 까많게 변하기 때문에 변의 색이 자장면처럼 변한다. 하지만 항문 근처 가까운 곳에서 출혈이 생기면 선홍색을 띤다. 자주색 혈흔이 변을 본 후 휴지에 묻기도 한다.

우측 결장암의 경우 자각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오래 걸리므로 지속적인 출혈로 인해 빈혈을 일으켜 어지럽다거나 숨이 찬다든지 하는 소화기 증상과 무관한 증상이 나타난다. 암 덩어리가 커져서 변의 통과가 문제되는 경우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좌측 결장암이나 직장암의 경우에는 변비가 생긴다든지, 변비와 설사가 반복된다든지, 변을 본 후 덜 본 느낌이 나는 등 배변습관의 변화 증상이 따른다.

대장항문학회 이사장인 이석환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항문 출혈은 대장암의 일반 증상은 아니다”면서도 “항문 출혈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50세 이상인 경우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장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일단 증상이 있으면 암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병변을 찾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50세 이상인 모든 성인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가 권고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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